
요즘 저녁마다 산책을 하고 있어요.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인데, 어제는 특별한 길을 발견했어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곳,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길게 늘어선 그 길 옆에
황토로 조성된 맨발길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어요.
처음엔 사람들이 맨발로 걸어가는 게 신기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갔어요.
흙길을 발바닥으로 느낀다는 건 참 오랜만이었거든요.
조심스레 신발을 벗고 걷기 시작했는데,
발끝에 전해지는 흙의 온도와 감촉이 뜻밖의 편안함을 안겨주더라고요.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시선이 달라진 것 같아요.
길을 따라 한참 걷다보니 어느새 아파트 입구 근처까지 도착했는데,
거기엔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도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지역 주민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어요.
근처엔 운동기구도 다양하게 있어서,
산책 후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운동까지 할 수 있어 참 좋았어요.
걷는다는 건 단지 이동하는 게 아니라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보는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집과 직장만 오가던 시절엔 몰랐던,
우리 동네의 예쁜 풍경과 소중한 공간들.
어제는 그렇게, 흙길을 맨발로 걸으며
내가 사는 곳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났어요.
아주 소소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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