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가 긴 밤을 지나가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퍼붓던 비가 멎고, 아침 공기엔 잠깐의 평온이 깃들었다.
열린 창문 앞에 서자마자 코끝을 간질이는 건
젖은 흙냄새, 나뭇잎 사이사이 스며 있는 수분,
그리고 비가 씻어낸 도시의 먼지들.
매년 돌아오는 여름이지만
이 계절의 냄새는 한 번도 같았던 적이 없다.
조금씩 다르고, 해마다 낯설고,
그래서 늘 다시 맡고 싶어진다.
지금 이 아침의 냄새는
장마의 끝과 본격적인 무더위 사이,
딱 그 경계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곧 햇살이 땅을 달구고,
아스팔트 위에서 열기가 피어오르면
지금 이 ‘서늘하고도 눅진한’ 공기는 또 사라질 테니까.
이 계절의 냄새를
잠깐이라도 가슴 깊이 담아두고 싶다.
내년 여름, 어느 날 문득 다시 떠오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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