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일상

부산에 살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를 못 가본 이유

planb50s 2025. 9. 18. 06:48

부산에 산 지 오래지만, 신기하게도 부산국제영화제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매년 가을이면 화려한 레드카펫과 스타들의 모습이 뉴스에 나오고, 주변에서도 영화제를 보러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 자리에 가본 적이 없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어제부터 개막식이 열렸다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젊을 때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게 즐겁기도 했는데, 요즘은 복잡한 장소에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은 더더욱 하고 싶지 않다.

오늘 오후에는 갑자기 비까지 쏟아졌다.

순간 ‘개막식은 잘 진행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이내 그 마음마저도 금세 사라졌다.

그냥 거기서 끝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란?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는 1996년에 시작해 올해로 30회 가까이 이어져 온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다.

매년 가을, 해운대와 센텀시티 일대에서 열리며 전 세계의 다양한 작품들이 상영된다.

올해는 9월 17일(수)~26일(금) 까지 진행된다.

BIFF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 각국의 신작 영화를 누구보다 먼저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유명 감독이나 배우들이 직접 부산을 찾아 관객과 소통하기도 하고,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조명받는 자리도 마련된다.

단순히 영화만 보는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흐름과 이야기가 탄생하는 축제의 장인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BIFF는 부산 시민들에게는 '사람이 몰리는 행사'라는 이미지도 있다.

해운대 백사장에 레드카펫이 깔리고, 인산인해로 붐비는 거리와 상영관 풍경은 분명 축제의 에너지이지만, 조용히 일상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마음에만 있는 행사다.

올해의 개막작

올해 BIFF 개막작은 한국 영화 ≪어쩔 수가 없다 (No Other Choice)≫다.

감독은 박찬욱, 주연은 이병헌과 손예진이다.

이 영화는 안정적인 삶을 살던 회사원 만수가 하루아침에 해고되면서,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 같은 현실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묵직한 주제 덕분에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극장 개봉일은 9월 24일로 예정되어 있어, 영화제 현장을 찾지 못하더라도 곧 일반 관객들도 만나볼 수 있다.

부산 시민으로서 영화제에는 가지 않더라도, 나중에 극장에서라도 이 영화를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보면, 영화제를 직접 가지 않았어도 내 삶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꼭 발걸음을 옮기지 않아도, 집에서 천천히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 보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나이 때문일까?

사람마다 즐기는 방식은 다르고, 나는 나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할 뿐이다.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는 화려하게 열리고 있을 테지만, 나는 내 자리에서 조용히 일상을 이어간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