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일상

익숙한 풍경, 낯선 시선

planb50s 2025. 9. 15. 06:43

얼마 전 외국인 친구와 함께 바닷가를 걸었습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던 중, 친구가 갑자기 눈을 반짝이며 제게 물었습니다.
“저건 뭐야? 저 커다란 블록들!”

친구가 가리킨 건 바로 방파제였습니다.

저에게는 늘 당연한 바닷가 풍경이었는데, 그 눈길 속에는 놀라움과 설렘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것들

한국의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방파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빨간색이나 하얀색 등대가 끝에 서 있고, 양옆으로는 콘크리트 블록, 테트라포드가 층층이 쌓여 있지요.

태풍이나 거센 파도를 막고, 작은 어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구조물이지만, 어느새 낚시꾼의 자리이자 산책하는 이들의 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풍경을 너무 자주 보다 보니, 특별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눈에는 그것이 이국적이고 신기한 장면이었던 겁니다.

유럽에서 보기 힘든 풍경

물론 유럽에도 방파제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와 조금 다른 모습으로요.

지중해처럼 파도가 잔잔한 곳은 굳이 큰 방파제가 필요하지 않고, 대서양 연안의 항구들은 대부분 거대한 바위나 석축 형태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국처럼 테트라포드가 바닷가를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은 드뭅니다.
그래서 한국의 방파제는, 그들에게는 낯설고 독특한 풍경이 되는 것이지요.

낯선 시선이 알려준 특별함

그날 저는 친구 덕분에 방파제를 새삼스럽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당연한 구조물이라 생각했던 방파제가 누군가에게는 바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풍경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습니다.

익숙함 속에 숨어 있던 특별함.

아마 앞으로 바닷가에 갈 때마다 저는 그 풍경을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