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꽃 선물을 받았다.
꽃을 선물받는 일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집 안에 꽃 한 다발만 있어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지나가며 한 번씩 바라보게 된다.
이번에도 오래 보고 싶은 마음에 나름 정성껏 관리를 했다. 매일 물을 갈아주고 줄기 끝도 조금씩 잘라주었다. 날씨가 더워 물이 금방 미지근해질까 봐 얼음도 몇 개 넣어주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면 바닥에 꽃잎이 하나둘 떨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관리를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알아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여름은 꽃이 가장 힘든 계절이라고 한다.
기온이 높아지면 꽃도 더 빨리 에너지를 쓰고, 물속 세균도 빠르게 번식한다. 아무리 정성껏 관리해도 봄이나 가을에 비해 꽃의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사람도 비슷한 것 같다. 한여름에는 같은 일을 해도 더 쉽게 지치고 체력이 떨어진다. 꽃도 더위를 견디며 자신의 힘을 더 많이 쓰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까지 탐스럽게 피어 있던 꽃이었는데, 받은 지 이틀 만에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아쉽긴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꽃은 원래 오래 남기 위해 피는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보여주고, 그 시간을 함께 나눈 뒤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종종 얼마나 오래 남았는지에 집중한다. 꽃도, 사람도, 시간도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였는지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 있었는지인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도 몇 장의 꽃잎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예전 같으면 아쉬움부터 느꼈을 텐데, 이번에는 잠시 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짧았지만 참 예쁘게 피어 있었네.'
시간도 꽃과 비슷한 것 같다. 길게만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소중히 바라보는 것. 그게 나이가 들수록 배우게 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어제보다 조금 더 시원한 아침, 오늘도 주어진 시간을 아끼며 시작해 보려 한다. 꽃이 자신의 계절을 살아내듯 우리도 각자의 하루를 잘 피워내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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