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일상

처음 해본 개표 사무원, 새벽에야 끝난 긴 하루

planb50s 2026. 6. 4. 06:30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인생 처음으로 개표 사무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사실 시작은 지인의 권유였습니다.

"한 번 해보면 색다른 경험이 될 거야."

그 말에 큰 고민 없이 신청했는데 막상 위촉 안내를 받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큰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명단을 보니 참여 인원이 정말 많았습니다. 

 

수백 명의 개표 사무원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일을 하고, 참관인들까지 포함하면 개표장은 작은 행사장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현장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놀랐던 건 보안과 절차였습니다. 신분증은 필수였고, 개인 소지품도 거의 반입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현장에 들어가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선택이 모이는 곳이니만큼 모든 과정이 신중하고 엄중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오후 4시에 모여 교육을 받고 잠시 저녁 식사를 한 뒤 지정된 자리에 착석했습니다.

제가 맡은 곳은 개함부였습니다. 투표가 끝난 뒤 도착한 투표함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직접 현장에 있으니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투표할 때는 종이 한 장을 넣고 나오면 끝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선택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투표함 하나하나가 괜히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곤함도 찾아왔지만 중간중간 휴식 시간이 있어 화장실도 다녀오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분들도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수 없이 정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개표장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진지했습니다. 정신없이 시간이 흐르고 나니 어느새 새벽이 되어 있었습니다.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쯤. 긴 하루였습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뿌듯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선거 결과가 발표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책임감이 필요한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투표만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면 이제는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는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할 것 같습니다. 그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하게 다뤄지는지 직접 보았으니까요.

긴 밤이었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