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닝이 유행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데도 매일같이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 만난 지인도 그랬다.
60대가 훌쩍 넘었는데, 아주 추운 날을 빼고는 거의 매일 5~7km씩 달린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와… 대단하다’
‘나는 왜 1분도 못 뛰지’
이런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나는 걷기 운동을 한다.
계단을 오르고, 스쿼트를 하고, 하루에 일부러라도 움직이려고 한다.
가끔은 걷다가 '조금만 뛰어볼까?' 싶어서 살짝 속도를 내보지만 숨이 차오르는 순간, 바로 포기하게 된다.
뛰는 건 아무리 해도 나와 맞지 않는 운동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러닝에 빠진 사람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는 이래도 괜찮은 걸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기사가 하나 있었다.
“5km씩 30년 뛰었는데 허무하네요”… ‘걷기족’보다 사망 위험 높다는데
제목만 보면 꽤 충격적이다.
오래 달린 사람이 오히려 사망 위험이 높다니.
처음엔 솔직히 믿기 어려웠다.
달리기는 늘 ‘가장 좋은 운동’처럼 이야기되어 왔으니까.
그런데 기사를 차분히 읽어보니 내용은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이 연구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달리기가 나쁘다’가 아니라 ‘한 가지 운동만 오래 하는 것보다, 여러 운동을 섞어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었다.
달리기만 하는 사람보다 달리기 + 걷기 + 근력운동처럼 운동의 종류를 다양하게 가져간 사람들이 사망 위험이 더 낮았다는 결과였다.

이걸 읽으면서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나는 뛰지는 못하지만 걷고, 계단을 오르고, 스쿼트를 한다.
강도는 세지 않지만, 꾸준히 한다.
숨이 차지 않는 선에서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왔다.
그동안은 ‘이 정도로는 부족한 건 아닐까’ ‘그래도 달리기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스스로를 은근히 깎아내리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고 나니 꼭 뛰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받아들이는 속도로, 지금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괜히 초라한 선택은 아니라는 위안이 생겼다.
물론, 여전히 달리기는 멋져 보인다.
언젠가 숨이 덜 차게 된다면 짧게라도, 1분, 2분 정도만 뛰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하지만 그건 ‘못 뛰는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해보고 싶어서’ 해보는 선택이면 좋겠다.
오늘도 나는 걷는다.
계단을 오른다.
무릎과 호흡을 살피면서 내 몸과 협상하듯 움직인다.
누군가는 7km를 달리고, 누군가는 7천 보를 걷는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그걸 얼마나 오래,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느냐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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