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도 작은 치료 때문에 병원을 다녔었다.
크게 아픈 건 아니었고, 그냥 소소한 통증 관리 정도.
병원에 가면 늘 진료만 보고 얼른 나왔다.
대기실에 있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는 시선으로 보고,
내 진료 순서만 확인하며 시간을 아끼는 게 익숙한 루틴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지인이 다리를 다쳐 보호자로 함께 병원에 가게 되었다.
진료실 앞에서 꽤 오랜 시간 기다리며 앉아있는데,
그제야 병원이라는 공간이 내 눈에 또렷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평일 한낮인데, 왜 이리 사람이 많을까
복도에는 휠체어를 탄 노인과 그 옆을 묵묵히 지키는 가족이 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링거를 든 채 서 있는 환자도 있었고,
진료실 앞 의자에는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지쳐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이 사람들 다 일은 안 하나? 어떻게 이 시간에 다 병원에 있지?’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는 병원에 가는 사람들의 사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나도 아프지만 참아야지’하는 마음이 우선이었으니까.
그런데 그날은 전혀 다른 감정이 올라왔다.
그들을 보며, 처음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아프게 되면 어쩌지?’
나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 앉아 있을지 모른다
지인의 절뚝이는 걸음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의 부축이 필요할 날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더 작아진다고 하던 말이 떠올랐다.
병원은 그런 마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었다.
예전엔 그걸 느낄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았고,
내 건강은 늘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작은 신호에도 더 민감해진다.
밤에 잠을 자도 피로가 남고 어깨가 아픈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이 그런 사소한 신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건강을 다시 생각한 하루
지인의 진료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마음이 조용했다.
괜히 말을 줄이고, 괜히 내 몸을 돌아보게 된다.
병원에 다녀온 하루였지만,
그보다 더 많은 걸 보고,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온 날이었다.
‘괜찮다고 넘기지 말자’
‘정기검진, 또 미루지 말자’
‘지금 건강할 때 더 지키자’
이런 다짐들이 마음속에 조용히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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