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랜만에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지인을 만났다.
정말 오래 못 본 사이였기에 밀린 이야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점심도 먹고, 디저트로 커피까지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런데 커피를 거의 다 마실 즈음, 지인이 가방에서 커다란 파우치를 꺼냈다.
안에는 건강기능식품이 7가지나 있었다.
“요즘 내가 먹는 것들이야 ” 라며 하나하나 꺼내 보여주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개수도 많았다.
그리고는 물을 가져오더니 말도 없이 알약을 꺼내기 시작했다.
각 1알에서 4알씩, 합치면 거의 20알쯤 되는 양을 두 번에 나누어 털어 넣는 게 아닌가.
나는 그 장면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저게 다 목으로 넘어간다고?’ 싶은 신기함과 ‘각각 기능도 다르고 먹는 시간대도 다를 텐데 이걸 다 한꺼번에?’ 하는 걱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더 놀라운 건, 그 지인이 아주 자연스럽고, 아주 익숙한 표정으로 그걸 '꿀꺽—' 하고 삼켜버린 순간이었다.
나는 감탄인지 걱정인지 모를 목소리로 물었다.
“이렇게 많이 한꺼번에 먹어도 괜찮아…?”
그러자 지인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먹기만 하면 돼~ 덕분에 요즘 체력이 훨씬 좋아졌어!”
"자, 먹어봐바"
난 못먹는다고 손사레치기 바빴다.

나를 보며 활짝 웃는 지인을 보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더 불안해지는 건 왜일까.
나는 커피랑 약이 서로 상충작용은 없는지, 그걸 한꺼번에 먹는 게 몸에 부담은 없을지, 효과는 또 과연 제대로 나는 건지 속으로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알약을 삼킬 자신도 없고, 커피 마신 직후에 건강기능식품 20알이라니…
나로서는 상상만 해도 목에서 알약을 밀어내고 목이 아프고 속이 꽉 찬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인은 여전히 밝은 미소였다.
그 미소를 보는 순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건강을 챙기는 건 좋은데… 저 정도면 건강을 위해 건강을 잃을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오랜만의 반가운 만남이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진 커다란 알약 20알의 장면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박혀 있던 날이었다.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해도 목에 알약이 걸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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