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직접 농사지으신 고구마를 경비실에 맡겨두고 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별다른 생각 없이 찾으러 갔는데, 내 앞에 놓인 건 작은 봉지 하나가 아니라 두 자루나 되는 거에요.
경비실 앞에는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뒀는데, 그걸 들고 가려니 만만치 않아 보였죠.
그런데 경비아저씨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여자가 이런걸 들면 몸살난다”며 한사코 직접 차까지 들어다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연세가 지긋해 보이셔서 괜히 더 죄송스러웠지만, 거절할 시간도 없이 아저씨는 무거운 두 자루를 번쩍 들어 차까지 걸음을 옮기고 계셨어요
차로 가는 길은 길지않은 길이었지만, 그 시간 만큼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어요.

참 묘하죠.
묵직한 고구마의 무게보다 더 크게 다가온 건, 낯선 사람을 향한 배려와 따뜻한 마음이었나 봐요.
트렁크에 고구마를 실어주신 아저씨는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경비실로 돌아가셨어요.
뒷모습을 보는데, 그냥 발걸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아서 편의점에 들러 바나나우유 몇 개를 사들고 경비실에 건네드리고 나오는데,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인거에요.
작은 보답일지라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었거든요.
집에 돌아와 자루를 열어보니, 황토빛 흙을 그대로 머금은 고구마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어요.
땅 속에서 한여름의 더위와 장마를 견디며 자라난 고구마들.
그 속에는 지인의 땀방울과 정성이 켜켜이 쌓여 있는 듯했어요.
누군가의 수고와 또 다른 누군가의 배려가 고구마 자루 속에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지 뭐에요.
그날은 그저 고구마를 받아온 하루가 아니었어요.
사람 사이에 오가는 따뜻한 마음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작은 배려가 얼마나 길게 여운을 남기는지 새삼 느낀 하루였어요.
고구마 두 자루가 내게 남긴 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마음 한켠을 환하게 비추는 감사였어요.
저도 누군가를 위한 작은 배려를 실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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