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하신 어머니가 계시다 보니 우리 집의 어버이날은 언제나 어머니 중심이다.
올해도 당연히 어머니께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고, 마음도 이미 그쪽으로 향해 있었어.
그런데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딸아이가 먼저 말했다.
“할머니 뵈러 가자.”
이틀 전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시는 길에도 함께 다녀왔기에 사실 며칠 사이 또 찾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그 말을 먼저 꺼내주는 마음이 참 고마웠다.
누군가를 챙긴다는 건 결국 마음의 방향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소파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한쪽에서 뭔가를 열심히 적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내 옆에 앉아 카카오톡으로 무언가를 툭 보내왔다.
"카톡!"
열어보니 큐알코드 하나가 들어 있었다.
처음엔 뭔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엄마를 위한 어버이날 쿠폰'이었다.
“엄마가 원하는 날, 원하는 코스로 내가 쏠게!”
직접 큐알코드까지 만들어 보낸 것이다.
오늘 하루 함께 마음 써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는데, 자기는 어버이날 제대로 해드린 게 없는 것 같았다며 이런 쿠폰까지 만들어 보내는 그 마음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나는 그 큐알 이미지를 휴대폰에 저장해두고, 실물쿠폰은 휴대폰 케이스 뒤쪽에 접어 넣어두었다.
휴대폰을 만질 때마다 한 번씩 보려고.
비싼 선물보다 오래 남는 건 결국 이런 마음들인 것 같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하며 시간을 들여 만든 작은 정성 하나.
올해 어버이날은 연로한 어머니를 바라보며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고, 또 내 딸의 마음을 보며 사랑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함께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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