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일상

당연한 줄 알았던 어버이날

planb50s 2026. 5. 9. 06:30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
올해도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늘 그래왔듯 익숙한 식당에 모여 익숙한 얼굴들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평범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마음이 조금 달랐다.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신 90세 어머니와 함께한 어버이날이었기 때문이다.

 

식사 자리에서는 평소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웃기도 했지만 내 마음 한편에는 자꾸만 같은 생각이 맴돌았다.

‘내년에도 이렇게 함께할 수 있을까.’

그동안 어머니는 큰 병치레 없이 지내오셨다.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이었고, 병원에 오래 입원하시거나 가족들이 크게 걱정할 만큼 아프셨던 적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어머니가 늘 지금처럼 계실 거라고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수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아침에 안부 전화를 드릴 수 있는 것.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잔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식탁 한자리에 함께 앉아 계신 모습.

그 평범한 장면들이 사실은 시간이 허락해주는 아주 귀한 순간들이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된다.

 

젊을 때는 부모님이 늘 강하고 오래 곁에 계실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부모님의 연세가 많아질수록 어버이날이라는 날도 단순히 감사의 날이 아니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날이 되는 것 같다.

 

올해는 카네이션보다 어머니의 건강한 하루가 더 간절했다.

맛있는 음식을 드시는 모습, 가족들 이야기에 웃으시는 모습, 그 모든 평범한 순간들이 괜히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바랐다.

부디 수술이 잘 끝나기를.
내년 어버이날에도 올해처럼 함께 식사할 수 있기를.

 

우리는 늘 특별한 행복을 찾지만 어쩌면 가장 큰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이 오늘도 건강하게 내 곁에 있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올해 어버이날은 그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해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