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늘 비슷한 풍경이 돌아오지만, 어떤 기억은 그 계절보다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최근 한 교수님이 공대생들에게 벚꽃 스팟을 방문해사진을 찍어 제출하라는 과제를 냈다는 기사를 보았다.
공대생의 감성 향상, 봄날 하루정도는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너무나 따뜻한 교수님의 마음이 공감되었다.
기사를 보니 5년 전까지 강의를 나가던 학교의 봄이 떠올랐다.
그 학교 교정에도 벚꽃이 참 예쁘게 피었었다.
3시간 연강 수업이라 쉬는 시간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각자 필요할 때 잠깐씩 쉬어갈 수 있도록 진행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벚꽃이 너무 좋아서 해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나도 비슷한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예쁜 계절에 강의실에만 있지 말고 꽃을 보러 다녀와도 괜찮아요.
사진만 찍어서 보내주면 출석으로 인정할게요.”
잠깐이라도 봄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그날도 학생들은 하나같이 자리에 남아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꽃구경을 가겠다고 했다.
커피 수업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예쁜 시기에 잠시라도 밖으로 나가보라고 권했지만, 결국 그 시간을 교실 안에 머물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미안함도 함께 들었다.
그 학교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많이 어려워졌고, 결국 학과가 사라지게 되었다.
함께 수업하던 교수님도 자리를 떠나게 되었고, 학생들은 마지막 졸업생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봄이 오면 그 교정의 풍경이 함께 떠오른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던 벚꽃과, 끝까지 자리를 지키던 학생들의 모습.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혹시 그때의 학생들도 이 기사를 보며 잠깐이라도 그 수업을 떠올릴까?
그렇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일일 것 같다.
봄은 매년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함께 그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은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벚꽃은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게 된다.
'50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과일을 거의 먹지 않았던 습관… 잇몸 건강에도 영향을 줄까? (0) | 2026.04.07 |
|---|---|
|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 아침에 ‘이것’부터 시작했다 (0) | 2026.04.06 |
| 같은 벚꽃, 다른 설렘 – 하동이 매년 기다려지는 이유 (2) | 2026.04.04 |
| 에버퓨어 정수필터 교체 완료, 물맛이 달라졌어요 (0) | 2026.04.01 |
| 살이 잘 찌는 시기, 중년에게 필요한 식단 습관 (0) | 2026.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