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아침 사이의 시간에 공항을 다녀왔습니다.
지인 네 분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날이었고, 평균 연령은 70세.
평소라면 자녀들과 함께였을 여행이 이번에는 어른들만의 첫 해외여행이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쓰였습니다.
와이파이 도시락을 빌리고, 전원을 켜는 방법부터 연결하는 방법까지 몇 번이고 다시 설명해드렸습니다.
“이렇게 하시면 돼요”
“안 되면 이 버튼 눌러보세요”
설명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생각했습니다.
혹시 도착해서 연결이 안 되면 어떡하지.
낯선 곳에서 당황하시지는 않을까.
그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집에 돌아와서는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쉽게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몸은 분명 피곤한데 마음은 아직 공항에 남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뒤척이다가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때, 톡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잘 도착했어. 와이파이도 잘 연결했고~.”
짧은 문장이었는데 그걸 보는 순간 마음이 풀렸습니다.
안도감이 먼저였고, 그 다음에는 조금 웃음이 났습니다.
'괜한 걱정을 했구나.'

우리는 종종 상대방을 생각해서 하는 걱정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내 마음이 먼저 앞서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막상 그분들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잘 해내고, 자기 방식대로 잘 적응해 나갑니다.
그래도 그 시간들이 완전히 쓸모없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마음을 보탰다는 뜻이니까요.
아마 그분들도 출발할 때 조금은 든든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이렇게까지 신경 써줬다는 사실 하나로도요.
오늘 아침은 조금 덜 걱정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잘 해내고, 생각보다 세상은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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