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카페쇼에 다녀왔다.
행사장에는 반가운 얼굴들도 많았고, 새로운 커피를 맛보는 재미도 있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런 행사만큼 즐거운 곳도 드물다.
부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음을 하게 된다.
작은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며 원두의 특징을 설명 듣는 시간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시음을 한 뒤 버려지는 작은 종이컵들이었다.
컵의 크기는 아주 작았다.
하지만 부스를 몇 군데만 돌아도 내 손에서만도 여러 개의 종이컵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행사장을 둘러보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음컵을 하나 가져왔으면 어땠을까?'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행사에서는 위생과 편의 때문에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일 것이다. 그래도 그 장면을 보니 마음 한쪽이 조금 불편해졌다.
그리고 집에 와서 우연히 기사를 하나 보게 되었다.
'매번 텀블러 챙겼는데 안 쓰는 것만 못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기사의 내용은 의외였다.
텀블러가 환경에 도움이 되려면 생각보다 아주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스테인리스 텀블러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적지 않은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몇 번 쓰다가 바꾸거나 여러 개를 사게 되면 오히려 환경에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며 카페쇼에서 보았던 종이컵들이 다시 떠올랐다.
만약 행사에 오는 사람들이 '작은 개인 시음컵 하나씩을 가져온다면 어떨까.'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행사 운영 방식도 바뀌어야 하고, 세척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한 번쯤 상상해볼 만한 장면 같았다.
환경 문제는 늘 그렇다.
종이컵 하나, 텀블러 하나 같은 작은 행동이 세상을 크게 바꾸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 순간은 분명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제 카페쇼에서 마신 커피의 향 뒤로 쓰레기통에 차곡차곡 쌓여가던 종이컵의 모습이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 이런 행사에 갈 때는 가방에 작은 시음컵 하나쯤 넣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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