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 기사를 봤다.
“체중 3kg만 늘어도 뇌가 먼저 늙는다.”
명절 이후 체중이 조금 늘었던 터라 괜히 심장이 한 번 덜컥했다.
요즘 들어 단어가 입 안에서 맴돈다.
분명히 알고 있는 말인데, 입 밖으로 바로 나오지 않는다.
혀끝까지 올라왔다가 멈춰 서는 느낌.
예전엔 이런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가끔 있다.
혹시…
이게 그 신호인가?

BMI를 계산해봤다.
다행히 20이 채 되지 않는다.
기사에서 말한 과체중 기준인 23과는 거리가 있다.
수치만 보면 괜찮다.
그런데도 기사 제목은 오래 남는다.
‘뇌가 먼저 늙는다’는 말은 이상하게 오래 맴돈다.
생각해보면 단어가 안 떠오르는 일은 그렇게 큰 사건은 아니다.
조금 있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다른 표현으로 돌려 말하면 대화는 이어진다.
나는 그냥 넘긴다.
'아, 또 안 나오네.'
그리고는 그냥 다음 말을 한다.
스트레스 받아봤자 달라질 건 없으니까.
사실 나이가 드는 건 걱정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오는 일이니까.
오히려 요즘 나는 조금 느려진 속도를 인정하는 편이다.
예전처럼 빠르게 반응하지 않아도 생각은 더 깊어졌고 판단은 더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있다.
단어 하나가 늦게 나온다고 내가 갑자기 낡아버린 건 아닐 테니까.
체중이 조금 늘었다고 뇌가 먼저 늙는다는 말은 아마도 ‘경고’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경고가 곧바로 나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BMI 20.
잘 쉬는 편.
스트레스는 붙잡지 않음.
지금의 나는 위험이라기보다 그저 변화의 중간 어디쯤에 서 있는 느낌이다.
단어가 잠시 맴도는 날에도 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고, 변화는 천천히 스며들 뿐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변화를 굳이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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