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국인 친구에게서 의외의 책 추천을 받았다.
바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정확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작 나는 그때도 간단한 개요만 훑어보고 썩 끌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외국인 친구에게 직접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다.
'드디어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을 내가 읽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첫 장을 펼쳤는데, 의외로 책장이 술술 넘어가지는 않았다.
한두장 읽고나니 딴 생각, 또 한두장 읽다보면 핸드폰이 손에 들려있었다.
이틀동안 30페이지 정도 읽었지만,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는다.

왜일까?
아마도 최근에 에세이 위주로 읽어서 그런가?
소설은 학창시절 이후로 거의 읽지 않았던 탓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채식주의자] 특유의 묘사와 분위기 때문인지, 한 문장 한 문장에 자꾸 머물게 된다.
이 소설이 단순히 흥미 위주로 읽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다.
책 읽기가 더디게 느껴지는 게 꼭 나쁜 건 아닐지도 모른다고.
오히려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어야 하는 작품이라면, 지금의 속도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앞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지, 혹은 중간에 포기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랜만에 소설을 손에 쥐고, 외국인 친구와의 인연 덕분에 이렇게 다시 문학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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