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창문을 열었을 때
한동안 익숙했던 뜨거운 바람이 아니라
살짝 서늘한 공기가 스며들었다.
여전히 낮은 무덥고 햇볕은 강하겠지만
아침 공기만큼은 분명 달라졌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바람 속에 가을의 결이 섞여 있는 게 느껴진다.

예전엔 이 공기를 느끼면 꼭 가을을 탔었다.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고, 때로는 이유 없이 아프고
우울, 쓸쓸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한동안은 바쁘게 일하느라
그 계절 감정조차 느낄 틈이 없었다.
고질병 같은 가을타기가 없어져서 한편으론 좋았다.
지금은 쉬고 있는 중이라,
다시 이 서늘한 바람을 느끼게 되었다.
설마… 가을을 또 타는 건 아닐까?
살짝 불안하면서도, 이상하게 설레는 기분이다.
잊고 있던 감정이 돌아온 것 같아 신기하기도 하고.
아침 공기가 달라졌다는 건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조금 더 천천히,
이 공기를 오래 느끼며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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