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일상

하동 송림공원에서 만난 가을의 한 장면

planb50s 2026. 9. 20. 06:30

하동 송림공원이 소나무 숲으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섬진강을 따라 오래된 소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참 좋은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소나무 숲 아래에 빨간 꽃무릇이 가득 피어 있었다. 초록의 소나무와 붉은 꽃무릇. 평소 알고 있던 송림공원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해가 질 무렵, 꽃무릇이 피어 있는 길을 천천히 걸었다. 예전 같으면 좋은 풍경을 보면 사진부터 찍고 다음 장소로 서둘러 움직였을 텐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꽃도 보고, 강도 보고, 걷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잠시 멈춘다. 섬진강 너머로 해가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붉은 꽃무릇 위로 저녁 햇살이 내려오고, 강 건너 하늘까지 붉게 물들었다. 소나무와 꽃무릇, 강과 노을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모습이 꼭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 그림 속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

50대가 되고 보니 여행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많은 곳을 보고 오는 것보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좋아진다. 꼭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마음도 조금씩 내려놓는다. 꽃을 보고, 강을 보고, 노을을 바라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여행은 많이 돌아보는 여행보다 천천히 바라보는 여행인지도 모르겠다.
하동의 저녁은 그렇게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하게 해주었다.

오늘 아침엔 송림공원의 아침을 걸으러 나가려 한다. 떠오르는 해와 함께하는 송림공원이 기대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