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 병원에 다녀왔다.
수술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치료를 받으러 간 길.
몸도 마음도 조금은 지쳐 있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형부가 커다란 쇼핑백 몇 개를 들고 오셨다.
죽과 반찬, 과일, 그리고 향긋한 깻잎 가래떡까지.

언니가 직접 챙긴 음식들이었다.
70이 넘은 형부가 처제를 위해 빗길을 달려왔다고 생각하니
고맙고, 또 마음이 저릿했다.
나도 이제 오십이 넘었다.
이젠 내가 누군가를 챙겨야 할 나이인데
아직도 언니는 여전히 나를 '막내'로 생각한다.
며칠 동안 장 보고, 죽 쑤고, 반찬 만들고, 떡까지 준비했을 언니의 손길이
그냥 고마움을 넘어서 가슴을 울렸다.
쑥빛 가래떡을 한입 베어 물었다.
깻잎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마음이 차분해진다.
언니가 넣은 건 깻잎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나이 들어도 변하지 않는 마음,
그 따뜻함 덕분에 오늘은 아픔을 잊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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